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비주얼2

[책소개] 소외된 90%를 위한 디자인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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본문

 

소외된 90%를 위한 디자인

작가
스미소니언 연구소
출판
에딧더월드
발매
2010.12.10.
평점

 

 

 


 

"왜 과학기술 진보의 시대라고 할까? 세계의 속도는 모두 다른데."

"왜 지구 인구의 10%만을 위한 디자인이 주류를 이룰까?"

 

 고등학교 때 '적정기술'에 관한 책을 접한 이후로, 내 마음 한 구석엔 항상 차갑게만 보이는 과학의 민낯을 보려는 소망이 있었다.

적정기술 개념은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아마타야 센의 '자유로서의 발전Development as Freedom'​으로 설명된다.

즉, 개인의 자유는 확대하되, 생태 환경과 타인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을 뜻한다.

 

적정기술의 원류는 인도의 간디가 영국산 방직물에 대항해 물레로 직접 실을 잣던 일에서 시작한다.

그 후, 슈마허의 <작은 것이 아름답다(1973)>라는 저서로 사람들은 크고 비싼 과학기술을 세분화하고, '중간기술'이라는 개념을 알았다.

1965년에는 '라틴아메리카의 개발을 위한 과학기술회의'를 거치고, 2007년 쿠퍼 휴잇이 Design For The Other 90% 전시를 열었다.

 

2002년부터 MIT 기계공학과에서는 에이미 스미스가 D-lab 프로그램으로 일주일에 2달러로 살아보기, 방학에 개도국에서 직접 적정기술 디자인하기를 진행한다.

Stanford에서도 D-school을 열었고 기타 여러 대학의 기계공학도들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다.

 

나는 이런 수업들을 기대하면서 대학에 왔다.

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배우는 강의들.

그런 것들이 학생 성적을 얼마나 올릴 수 있는가를 유일한 척도로 두어 계산하는 강의들의 틀에 벗어나서 진정한 울림을 준다.

그래서 나는 MIT에 가는 대신, 책을 찾아 강의를 듣는다.

내 선생님은 그래서 여러 가지 책 속의 활자를 다루는 사람들이다.

오늘의 선생님은 적정기술의 역사, 대표적인 발명품들과 아이디어의 기준 등에 대해 가르쳐주셨다.

 

콤바인. 0.25에이커의 땅에서 그 콤바인은 방향도 틀지 못한다.

방글라데시와 인도 농부의 75%가 5에이커 미만의 땅을 가지고 있고,

중국의 경우에는 0.5에이커 미만이라고 한다.

콤바인을 쪼갤 수 없는 것처럼, 기술에 있어 가분성을 논하기가 어렵다.

이렇게 작은 개인들에 대한 사업을, 경제학에서는 덩어리 투자라고 지칭한다.

 

이 책에는 단순한 적정기술 발전 설명보다도 디자이너들의 인터뷰를 통해서

"왜 적정기술일 수 밖에 없는가"에 대한 절대적인 이유를 가르쳐준다.

세계에 만연한 불평등. 하루를 살아가기에도 힘든 아이들, 그의 부모님들, 부모님의 부모님들.

적정기술은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, 지원을 통해 그 사회에 '배움'의 필요성을 자각하고 스스로 발전하고 빈곤을 떨쳐내도록 돕는다.

 

인상깊게 본 발명품들은 여러가지가 있었다.

첫째로, 바이오매스를 대신하는 사탕수수숯이었다.

몰랐다. 바이오매스나 기타 나무 연료를 위해 아이티는 95%의 산림이 사라졌고, 아동 사망의 80%가 연기로 인한 질환 때문이라는 것을.

D-lab에서 그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사탕수수 줄기를 코소바 수프와 섞고 구워 숯을 만든다.

그리고 이를 지역에 전수하고, 몇 만 명의 사람들과 몇 십만 그루의 나무들의 생명이 살아난다.

 

둘째는 킨카주 프로젝트였다.

전 세계 문맹이 8억 6천 명이고, 그 중 여자가 3분의 2를 차지한다.

아직도 밤을 어둠으로 덮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.

이 프로젝트는 태양전지를 사용하는 LED 프로젝터를 통해 책이 없어도, 공부를 할 수 있다.

이 대목을 읽으며 왠지 부끄러워서 잠시 내 눈 앞 전등을 꺼보았다.

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.

 

셋째는 Star Sight였다.

태양광 가로등에다가 무선 인터넷을 함께 설치하여 방범률도 낮추고 정보격차도 낮추었다.

빈부의 격차가 정보 격차를 초래할까, 정보의 격차가 빈부격차를 초래할까?

디자이너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작은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그것을 통해 개도국 사람들이 재화를 벌 수 있게 돕는 것이었다.

 

이 외에도 100달러 노트북, 관개사업, 라이프스트로우, Q드럼 등 마음이 따뜻해지는 프로젝트들이 많았다.

 

<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>라는 책을 함께 읽으며 빈곤과 불평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었다.

시카고 곡물창고에는 곡물이 63빌딩처럼 쌓여있는데 반대편에선 하루에 몇 만 명이 아사한다.

인도적인 마음으로는 사람된 도리로 그들을 도울 길이 없을까?

사실 나 조차도 직접 행동하지 못하고 생각만 하고 있으니 부끄럽다.